[항해일지] 갑자기 생각나는 그들 — 소파사운즈 서울 <로맨틱 펀치> 스테이지

이 항해일지는 2017년 소파사운즈 서울 한강 스테이지의 기억이 사운드나루의 서사로 이어진 과정을 담는다. This voyage log traces how a memory of the 2017 SofarSounds Seoul stage on the Han River became part of Soundnaru's story.

사운드나루의 컨셉 '나루터'와 '항해'를 논의하던 어느 밤, 갑자기 오래 전 기억 하나가 툭 떠올랐다. '소파사운즈 서울(SofarSounds Seoul)'에서의 어떤 스테이지였다. 어떤 특별한 기억의 장면이 우리를 그때로 소환한 것일까?

낯선 아티스트와 팬, 나루터에서 만나다

코로나 이후 한국에서는 좀 뜸해졌지만, 다른 나라 도시에서 여전히 소파사운즈는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하우스콘서트의 소규모 스테이지 개념으로 어떤 아티스트가 나오는지 라인업 비공개 방식이었던 소파사운즈 서울 역시 항상 어떤 카페나 게스트 하우스 등 아늑하고 분위기 있는 공간에서 열리곤 했었다. 그런데 2017년 무더웠던 어느 여름날, 갑자기 소파사운즈가 한강에 정박한 한 유람선 위에서 시작하게 된 것이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2017년 당시 한강에는 '아라호'라는 유람선이 운영 중이었고, 소파사운즈 서울의 어느 스테이지가 바로 그 아라호 유람선 맨 위의 공간에서 열리는 것이었다. 물론 아티스트들의 연주와 함께 소파사운즈 스테이지 관객으로 참여한 수십 명을 태운 아라호는 그 선착장을 떠나 한강을 한 바퀴 도는 일정이었다.

사진 : 임형준 작가

왜 그 기억이 지금 떠올랐을까

사운드나루의 브랜드와 서사를 기획하던 중이었다. 아티스트들과 팬들이 '나루터'에서 만나 항해를 떠난다는 설정, 바로 2017년 소파사운즈 서울의 한강 스테이지와 그때의 인상적이었던 느낌은 사운드나루의 이야기를 떠 올리기에 충분했다. 서로 잘 모를 수 있는 아티스트와 팬들이 온라인이나 음원을 넘어 오프라인의 현장에서 진한 교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단순히 '공연을 본다'라는 것과 다르다. 그 다른 차이를 사운드나루가 다시 되살리고 싶었다.

서로 국경을 넘어 낯선 사람들이 함께 협업하고, 낯선 팬들을 함께 만나고, 낯선 음악을 함께 듣는다. '사운드나루@서울'의 첫 항해에 참여한 아티스트와 팬들은 서로의 낯선 것들을 '설렘'으로 바꾸고 이 나루터에서 만나 함께 모험을 떠난다.

2017년 소파사운즈 서울의 오래된 기억이 사운드나루의 첫 항해를 띄우고 있었다. 그래서 또한 문득 2017년 그날 한강 스테이지에 함께 했던 아티스트 밴드가 생각났다. 바로 한국 밴드 '로맨틱 펀치(Romantic Punch)'.

이름 붙이지 못한 감정에게

‘로맨틱 펀치’라는 이름을 다시 검색해 봐도 그날의 정확한 기록은 찾지 못했다. 소파사운즈라는 형식 자체가 원래 그런 것이니까. 비공개, 일회성, 오직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만의 기억으로 남는 무대. 어쩌면 그래서 더 오래 마음에 남았는지도 모른다.

이번 사운드나루@서울의 스테이지 스토리에 ’만남’과 ’엇갈림’이라는 정서를 담게 된 데에는, 이렇게 이름조차 다시 확인할 수 없는 오래된 밤의 기억이 조용히 작용했다.

지금은 활동 소식이 뜸하지만, 2012년 KBS방송의 'Top밴드' 시즌2의 준우승을 하며 대중들에게 강한 존재감을 나타냈던 '로맨틱 펀치'의 에너지는 지금 생각해도 생생하다. 이름처럼 넘치는 낭만의 에너지는 2017년 당시 한강 스테이지 배 위에서 함께 항해했던 콘서트의 모든 참여 관객들을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사운드나루의 운명인가? 이번 '사운드나루@서울 2026' 쇼케이스 콘서트 준비 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어떤 인연이 있었는데, 그 사람에게 감사하고 싶다. 고마워요, 로맨틱 펀치 기타리스트 '레이지'.
사운드나루에서 다시 만나고 싶다. '로맨틱 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