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해일지] 소통, 기다림 그리고 연습과 준비의 시간들
이 항해일지는 ‘사운드나루@서울 2026’의 5~6월 온라인 협업 과정을 담는다. 시차보다 컸던 소통의 간극을 넘어 신뢰를 쌓아간 두 달의 기록이다. This voyage log captures two months of online collaboration behind ‘Soundnaru@Seoul 2026’, tracing how artists built trust across language and cultural gaps.
사운드나루 쇼케이스 콘서트 7월의 무대가 화려했다면, 거기까지 이르는 5월과 6월은 조용했다. 아니, 조용해 보였을 뿐, 실제로는 가장 분주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시차(?)보다 먼저 넘어야 했던 것
한국과 일본 사이에는 시차가 거의 없다. 물리적인 시차는 문제가 아니었다. 진짜 시차는 다른 곳에 있었다. 서로 다른 작업 방식, 서로 다른 언어로 표현되는 미묘한 뉘앙스, 그리고 무엇보다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사람들과 곡을 함께 만들고 콘서트 라이브 곡들 준비도 해야 한다는 낯섦.
5월 18일, 이메일과 전화를 넘어 드디어 일정 전달과 협업을 위해 모든 스탭과 아티스트가 들어오는 메신저 라인(LINE) 단체방이 만들어졌다. 사소해 보이지만 이 순간이 실질적인 항해의 출발점이었다. 취합용 가이드라인이 공유되고, 아티스트별 공연용 곡 소스 — 코드, 가사, 음원 등 — 를 모으는 작업이 긴박하게 시작됐다.
첫 데모가 건너간 날
5월 25일. 한국 뮤지션이 만든 첫 데모가 일본 뮤지션에게 건너갔다. 누군가 만든 멜로디와 가사가, 얼굴도 제대로 마주하지 못한 다른 나라의 뮤지션에게 도착하는 순간. 그 데모가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우리도 확신이 없었다.
다행히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예상을 넘어서는 지점들이 있었다. 한쪽에서 던진 멜로디 조각에 다른 쪽이 예상치 못한 코드 진행을 얹어오고, 그 과정이 몇 차례 반복되면서 데모는 조금씩 두 사람의 것이 되어갔다. 6월 19일 무렵, 두 곡의 데모 작업은 90% 수준까지 완성되었다.
기다림도 작업의 일부였다
협업이라고 하면 흔히 동시에 무언가를 만드는 장면을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기다림’의 비중이 훨씬 컸다. 하나의 아이디어를 건네고, 상대가 그것을 소화해 되돌려줄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 그 기다림 속에서 세션 밴드는 따로 자신들의 리드시트를 만들고, 개별 연습과 합주를 준비해 나갔다.
화면 너머의 얼굴들
이어진 화상회의와 메신저의 분주한 목소리들에서, 우리는 조금씩 서로의 표정과 의사를 읽는 법을 배워갔다. 언어의 소통이 좀 어려워도 멜로디가 마음에 들었을 때의 표정은 같았다. 곡이 잘 안 풀릴 때 화면 너머로 스치는 짧은 침묵도 비슷했다. 그렇게 두 달 남짓, 우리가 함께 온라인으로 협업하던 시간들이 쌓여갔다.
이제 진짜 얼굴을 마주할 ‘프로젝트 캠프’ 주간을 앞두고, 우리 모두 알고 있었다. 이제 이 화면 밖에서 실제로 얼굴을 마주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고, 그 시점에는 어떤 것들은 되돌릴 수 없고, 어떤 것들은 어떻게든 해결해야 하고... 그래야 쇼케이스 콘서트를 해낼 수 있으니까…


